오후 4시의 숲/숲 속의 짧은 생각 34

비 내리는 12번 버스 속에 기형도, 그가 있다

비가 내리고 몹시도 지쳐있던 어느 날, 무심코 오른 버스 창 가에서 그의 시를 만났다. 그의 시 '엄마 걱정'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