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나무를 심다/숲 영화이야기 12

코쿠리코 언덕에서, 그곳 따스한 기억

10월의 첫 날 첫 시간을 지브리의 선물같은 영화와 함께 했다. 코쿠리코 언덕에서.. 역시 지브리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예쁜 화면과 잔잔한 유머, 그리고 섬세한 일상묘사가 일품이다. 석유곤로에 성냥불로 불을 붙여 밥을 짓는 모습, 등사기를 밀어 학생신문을 인쇄하는 모습, 노을이 내려앉는 시..

블랙스완, 아름답고 슬픈 완벽함에 대하여

음악이 흐른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음악이 고조되면서 어둠 속의 발레리나, 분주히 움직이는 발만 보여진다. 시작부터 강렬하게 마음을 붙잡는 음악과 아름다운 백조. 발레리나의 모습이다. 발레리나 니나가 꾼 꿈의 내용이었다. 원치않는 임신으로 일찌기 발레리나의 꿈을 접어야했던 어..

인생에 한번쯤 주인공이 되어도 괜찮지 않겠습니까

모두가 잠들어 있는 새벽, 어느 집에서는 불이 켜지고 어느 집에서는 이미 일터로 향하는 걸음이 있다. 이 이야기는 그 새벽의 이야기다. 우리가 깊이 잠이 들어 보지 못했던, 해가 뜨기 전 아직은 어두워 보이지 않았던 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어쩌면 알면서 조는 척 했거나 알려고 하지 않았던 이야기..

심장이 뛴다, 가슴에 차오르는 따뜻한 안도감

인간의 선함과 악함에 대해 명확히 경계선을 그을 수가 있을까. 인간은 이기심 앞에서 누구나 패배자가 되는 것 같다. 채연희(김윤진) 그녀는 나쁘게 살지 않았다. 오히려 가진 것을 베풀며 살았고, 딸에게는 천사같은 사람이었고, 그녀의 직장에서 좋은 선생님이었다. 그러나 심장이 약한 딸 예은이의..

첫사랑을 떠나 보낼 준비가 되었나요

영화도 여행처럼 영화를 보러 나가는 순간부터 영화의 기쁨이 시작되는 것 같다. 처음 찾은 영화관이라 출입구를 찾지 못해 건물을 빙글빙글 돌았다는 것도 그리 기분나쁘지 않았다. 제법 묵직한 느낌의 나이트클럽 간판 아래로 들어서야하는 입구도. 낯선 환경에 두리번 거리며 겨우 출입구를 찾고, ..

작고 조용한 시간, 영화 '마루 밑 아리에티'

언제나 그렇듯이 지브리의 영화들은 무척 설레게 한다. 이번에는 또 어떤 동화같은 이야기로 빠져들게 할 것인가. 영화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순간. 지브리의 귀여운 토토로 캐릭터가 화면 가득 들이차는 그 순간. 드디어 아름다운 입체동화 속으로 걸어들어갈 시간이다. 시작이 맘에 들었다. 낮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