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의 숲/숲 속의 짧은 생각

작은 숲 이야기

커피우유- 2010. 3. 25. 14:59

사람들이 잘 모르는 숲이 하나 있다.
거기 작은 호수가 있어 초록색으로 윤기를 내며 빛나고, 물오리들이 꽥꽥 앙증맞은 소리를 내며 헤엄을 친다.
그곳에 가면 호수를 바라보는 자리에 놓인 벤치에서 가만히 숲과 호수를 바라보는 것이 좋다.
발밑에는 보드라운 잔디가 호수와 맞닿아 촉촉하고 호수 중앙에 떠 있는 수련과 호수 가장자리를 가득 메운 수선화군락과 머리카락을 늘어뜨린 버드나무 사이로 저 멀리 호수 건너편에는 깊이를 알 수 없는 숲이 이어진다.
호수를 빙 돌아 걷다보면 들국화도 만나고 아카시아도 만나고 가슴을 설레게 하는 풀냄새를 맡을 수 있다.
호수를 천천히 거닐 때는 몇 번이고 제자리에 서야 한다.
방향을 바꾸어 가며 호수와 그 뒤의 숲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오후 세 시, 부드럽게 해가 지는 시간. 숲과 작은 호수와 잔디밭과 벤치가 있는 풍경. 시간 느리게 흐르고 깊은 평안을 맛볼 수 있는 곳...그곳에 다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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