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린 오솔길을 밟아 도서관을 다녀왔다.
나무는 비에 젖어 더 검어지고 붉은 보도블럭은 비에 젖어 더 붉어졌다.
산 쪽에 붙은 이 길의 나무들은 아직 봄이 절반 쯤 온 모양이다.
누구라도 쉬어가고 싶은 그런 벤치가 넷.
난 왼쪽에서 세 번째 벤치가 제일 맘에 든다.
<도서관 가는 길> 나무로 만든 이쁜 이정표다. ^^
이정표 옆으로는 명주나무가 다홍색 붉은 꽃을 숨긴 채 잎을 키우고 있다.
빗방울들이 한 송이 한 송이 수수꽃다리 꽃봉오리를 감쌌다.
따뜻하게- 캡슐을 만들어주는 빗방울들...
낮은 자리에서 길게 늘어선 회양목의 안내를 받으며 이제 이 오솔길은 끝난다.
사람들은 높은 곳만 쳐다보지만 낮게 누운 회양목도 노란 꽃을 피우며 열심히 봄을 살고 있다.
길 끝에 붉은 도서관 건물이 있다.
소나무 잎 끝으로 떨어지지 않으려 애쓰는 듯이 보이는 빗방울, 빗방울들...
네가 떨어져야 또 다음 번엔 네가 나무가 된단다.
하지만 그 마음 나는 알지...
외로워서 외로워서 비는 촉수처럼 나무 끝에 매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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