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여의도한강공원, 느림보시계..

커피우유- 2010. 11. 1. 11:02

 

 

 

 

 

차를 타고 지나가며 늘 도로 위에서 내려다보기만 했던 공원.

여의도한강공원을 걸었다.

스쳐 지나갈 때와 그 풍경 속에 담겨 가만히 앉아 있을 때가 얼마나 다른 것인지...

이곳은 너르고 탁 트인 공간이 매력적이다.

걸을 수록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것만 같다.

느리게 느리게 자꾸만 시간이 제자리걸음만 하는 곳, 

그곳엔 느림보시계가 있다.

  

 

여의도 한강공원을 지나는 대교가 모두 몇 개일까.

다리 기둥마다 독특한 색채를 띄고 멈춰 서서 다리를 읽어주기를 기다린다.

이 기둥은 원효대교 다리 기둥. 하나하나 현란한 색들이 모여 잘 어울리는 작품이 되었다.

원시적인 색채들.. 하나하나 다른 표정들.. 들여다보면 거기 다양한 군상들의 희노애락이 담겨있다.

 

 

 

 

 

여의도 한강공원을 걸으며 만나게되는 여백이 가득한 이런 모습이 좋았다.

너르게 펼쳐져서 하늘과 땅이 크게 전지로 펼쳐지는 풍경-

빈 여백 사이로 사람들은 조그만 점으로 움직일 뿐이었다.

 

 

 

 

이곳에선 시간이 참 느리게 흘러간다.

선유도공원을 좋아하고 참 자주 불쑥불쑥 들어가곤 했는데 이제 여의도한강공원을 자주 드나들 것 같다. ^__^

여백이 많은 공간은 시원하고,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은 얼마나 따뜻한가.

하루종일 뒹굴어도 시간은 제자리에 있을 것만 같았다.

 

 

 

 

 

 

 

 

 

파도치듯 흐르는 계단 아래로 한강이 발 아래 찰랑이고 커다란 바위 몇이 경계선을 짓는다.

"훗- 이곳은 마치 광안리 방파제를 연상시키잖아. 그리고 제주도의 그 조용하던 함덕해수욕장도.

바다대신, 모래사장대신이지만.. 이걸로도 괜찮은걸. "

조용한 탄성과 함께 참 오래 머물다 온 곳.

 

탁 트인 곳에서 마시는 시원한 바람이 가슴 속을 들락거렸다.

 

 

 

 

 

시원하게 물 위로 흐르는 마포대교.. 이 날은 원효대교와 마포대교 사이로만 오갔다.

 

공원근처 대교반점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이 집 메뉴이름이 참 기가막힌다.

원효대교세트, 마포대교세트, 서강대교세트 뭐 이런 식이다. ^__^

참 재미있는 중국집이었다. 그곳에서 순서대로 세트메뉴를 먹다보면 한강대교 이름들을 외우게 될까.

 

 

 

이 계단을 오르면 너른 데크가 나타나는데 거기 나무바닥을 밟고 서서 한강을 내려다 보면 꼭 배를 타고 있는 것 같다.

물은 흐르고, 흐르니까. 거기 같이 흘러가는 기분이 드는 것이다.

사방이 트인 공간, 이 곳에 서면 사방에서 바람이 불어주었다.

 

 

 

 

70

Shine on -James Blunt

 

넓은 광장을 지나 마치 바다로 걸어갈 듯한 길,그러나 이곳은 한강이다.

겨울이 오면 이곳의 바람은 또 얼마나 휘청댈까.

"사랑해"라고 속삭여주고 싶은 곳. 여의도 한강공원..

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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