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어디로든 가고 싶을 때, 왕송호수

커피우유- 2011. 7. 29. 10:42

 

 

어디로든 가고 싶어..

 

여름은 어디로든 가고 싶은 계절이다.

무더위에,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비에, 쉽사리 지쳐 버리는 것이다.

 

 

 

 

 

철길은 머물 수 없다.

그저 휙 휙- 지나쳐갈 뿐이다. 시간처럼. 사랑처럼..

그래도 다행인 건 마음 속에 차곡히 얹힌 채 남는다는 것.

내가 지나온 철길,

내가 지나온 시간,

내가 지나온. 또 그 무엇.

 

 

 

 

도착이다.

이곳은 조용하고 작은 의왕역.

역 바깥 세상 역시 조용하고 작고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다.

그리고 기차와 호수가...

 

 

 

 

 

왼쪽에는 호수를 끼고, 오른쪽으로는 이따금 지나가는 기차를 바라보며 지나는 길.

아름다운 왕송호수에 당도했다.

물이 나누어 주는 기분 좋은 바람을 느끼며 호수 가장자리를 조금 걷는다.

이곳에서는 그뿐.

 

하염없이 물을 바라보고 호수를 바라보고 호수 저 너머 불빛들이 하나 둘 켜지는 걸 바라보고

잠시 벤치에 앉아 다시 물을 바라보고 물 곁을 조금 걸어보고 그뿐.

 

그렇게 여름을 걸으면 된다.

 

 

 

 

 

 

 

 

 

 

 

 

 

 

 

 

 

 

 

 

 

 

 

 

 

 

 

예쁘고 푸르게 지는 여름 저녁-

여름밤이 천천히 셔터를 내린다. 더 어두워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가야지.

 

너르고 시원한 왕송호수를 가슴에 품고 돌아가는 길은 바람도 시원하다.

에어컨 대신 창문을 내리고 마지막 바람까지 데리고 달린다.

푸르고 검은 여름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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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경음악 I'll see you again -Westlif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