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양림으로 올라가는 길 내내 흠씬 숲의 냄새를 들이켜 본다. 나무가 힘껏 뿜어대는 5월 한낮의 피톤치드, 그 연녹색 숲그늘 속으로 걷는 일은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쥐똥나무가 생울타리를 만들고 빽빽하게 잎들을 키웠다. 어느새 너르게 자란 느티나무와 쥐똥나무가 사이좋게 윗동네, 아랫동네를 차지하고 섰다. 여름이면 이 쥐똥나무는 하얀 꽃을 피우고 숨이 턱 막힐듯이 달콤한 향기로 가득 채워줄 것이다.
5월 들어 가는 곳마다 만나던 보라꽃잔디를 제대로 만났다. 꿀을 한스푼 떠 먹듯 달콤한 향기가 난다. 이 세상 가장 낮은 자리에서 가장 맛있는 향기를 내뿜는 꽃...
이곳의 가로등은 모두 곤충들을 한 마리씩 달고 있다. 매미, 나비, 무당벌레, 잠자리... 아이가 곤충모양의 가로등을 참 좋아한다. ^^
숲 등산로로 조금 접어드니 이미 시야는 온통 이제 막 새로 돋은 잎들로 연두빛이다. 연두빛 숲, 숲, 숲... 5월 휴양림은 하늘로 작은 창만 열어둔 채 나무들이 앞다투어 연두색을 칠해대고 있다.
"이렇게 연두색만 쓰다가는 곧 연두색이 없어질 것 같아"
휴양림에는 이쁜 숲속의 집들이 많다. 그 이쁜 집들을 만나러 가는 길-
나무로 지어진 집에는 동물이름, 식물이름이 적혀 있다. 숲 속으로 길은 이어지고 숲 속 길을 걸으며 이쁜 집들도 감상하고 쭉쭉 뻗어가는 키 큰 나무들에 흠뻑 취하기도 하고...
버섯 모양 집을 만났다. 새송이버섯 모양을 닮은 집이네... ^^ 동그란 저 창문으로 숲도 동그랗게 보이겠다.
산책로 끝에서 만난 어린이 놀이터. 휴양림에 이런 놀이터도 있으니 어른은 삼림욕을 하고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놀면 되겠다. 음... 이 놀이터 옆으로는 아무렇게나 쉴 수 있는 평상들이 많이 놓여있어서 아이를 돌보며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기 좋다.
놀이터 옆 숲 속에 드문드문 놓인 평상- 시원한 바람이 불고, 그늘이 져서 한가롭게 오후를 보낼 수 있다.
평상에 누워 바라보는 하늘의 모습- 하늘 반 나무 반이다.
새로 돋아나는 잎들을 쳐다보며 음악도 듣고, 생각나는 글 메모도 하고... 나무향기가 좋은 곳에 앉아 듣는 음악은 무얼 들어도 감동이 배가 되었다. 나무 사이 사이를 부딪혔다 내 귀로 들어오는 듯한 음악소리...
영인산 휴양림에서 내려다 보이는 어느 마을 풍경... 마을은 평화롭고 따뜻해보인다. 이곳은 파란색 지붕이 참 많다.
이제 내려가자. 데크 위로 솔솔 불어오는 나무향기 맡으며, 따뜻한 마을을 내려다보며... 우리 손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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