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그 밤, 선유도

커피우유- 2010. 8. 11. 15:11

잠 못 이루는 여름밤 선유도를 찾았다.

한강변은 더위로부터 탈출을 시도한 사람들이 모여들었지만 그곳도 바람은 무더웠다.

 

자정이 되기 전 선유교를 올랐다.

인적이 끊긴 선유도는 정적과 어둠이 가득 들이차 있고,

간간이 불켜진 가로등 아래 나무들만 빛났다.

조용조용 급격히 말수가 적어진 선유도.

마지막까지 남은 몇몇 사람들만 순하게 앉아 강바람을 들이켰고,

어둠 속에서 형체로만 보이는 그들은 밤이 주는 어둠 속 자유를 누리고 있었다.

 

그 밤 자정이 다 되도록 길 잃은 사람 몇,

그리고 길 잃은 여름 밤이 선유도를 서성이며 쉽게 떠나지 못하고 있었다.

 

 

 

선유교 전망데크에서 바라보는 까페 '나루', 초록색으로 빛난다.  

 

 

자생습초지도 어둠 속에 잠겨 검은색으로만 보이고

전망데크 왼편으로는 멀리 성산대교가 보인다. 점점이 어딘가로 데려다 줄 것 같은 가로등이다.

 

 

 

그리고 길 잃은 사람들에게 주는 이별 선물처럼

돌아나오는 길, 선유도는 색을 바꿔가며 빛으로 흐르는 물을 보여주었다.

선유도공원의 <안개분수>다.

파란색,  보라색, 오렌지색으로 빛나는 불빛들의 영혼.

 

 

 

 

정적 속에 한강변도 더운 여름밤을 뒤척이며 잠이 드는 시간.

피곤이 몰려왔다.  이제 집으로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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