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인천 자유공원 밤의 항구

커피우유- 2010. 8. 26. 11:49

 

 

하루를 뜨겁게 살아낸 해가 조용히 내려앉으려는 시간. 자유공원에 올랐다.

광장으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많다. 모두 무슨 이유로 해지는 저녁 공원에 오르는 걸까.

 

마지막 햇살이 부서지는 벤치들을 지나 나도 광장으로 걸어간다.

 

 

 

광장 옆으로 배 모양의 나무데크가 깔려 있고. 거기서 멀리 인천항구를 바라볼 수 있었다.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지만 오랜만에 만나는 바다는 아름다웠다.

 

그새 광장에 모인 사람들은 줄 맞춰 정렬을 하고 선생님의 구호에 따라 스트레칭을 하고 에어로빅 동작들을 따라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광장은 금새 활기가 가득 들이찬다.

 

 

 

장미원 들어가는 길. 시원하게 물이 흘러내리고 장미는 구조물을 따라 올라가며 꽃을 피웠다.

 

 

 

그리고 장미원의 끝에서 만난 맥아더 장군 동상.

멀리 인천항을 바라보며 섰다.

배 모양의 가로등이 그의 곁을 외롭지 않게 지켜주고 있다.

 

 

 

 

해가 지려나 보다.

하늘에 걸린 배. 하늘에 걸린 해.

 

 

 

어스름 해가 지기 시작할 무렵 광장도 조용해지고 거리의 간판들에 하나 둘 불이 켜진다.

항구가 보이는 데크 난간에 기대어 조용히 어둠이 내려앉기를 기다렸다.

바람은 시원했고 밤의 항구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하며 기다리는 시간은 조금 설레었다.

 

 

밤이 더 짙게 푸른빛으로 침잠해 갈 수록 항구는 빛이 났다.

노랗게 하얗게 여기 저기서 빛나는 인천항.

 

멀리서 빛나기에 아름다운 불빛들이다. 가까이에서 나는 저 불빛 바라볼 수 없고...

기다려서 만나기에 아름다운 불빛들이다. 기다리지 않으면 나는 저 불빛 만날 수 없고...

그래서 그냥 멀리 둔다. 그래서 그냥 기다린다.

 

 

 

 

내게 인천은 이 파란 바다와 이 파란 하늘로 기억될 것 같다.

낮동안 걸었던 거리 거리와 그 거리 거리 어디선가 조용히 잠들 채비를 하는 사람들과 여전히 풍겨올 달콤한 자장냄새.

 

오늘밤 저리 불을 밝히고 인천항은 무슨 꿈을 꿀까.

나는 더 어둡기 전 공원을 내려가 구로행 급행전철에 올라야한다.

 

 

 

 

그리고 역 앞에서 사람들은 서둘러 홍등 아래를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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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사랑한다 OST- 멜버른 거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