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수레의 산 휴양림-7월의 숲

커피우유- 2010. 7. 13. 09:12

 

숲에서 아침을 맞았다.

오랜만에 만나보는 숲 속의 아침 공기...

 

어젯밤, 그 칠흑같던 어둠은 어느새 사라지고 숲은 새로운 얼굴빛이다.

 

 

숙소 옆으로 말갛게 아침 숲도 깨어나고 있었다.

오른쪽으로는 죽죽 뻗어 자란 적송숲이 강렬한 7월의 피톤치드향을 내뿜고 왼쪽으로는 시원한 활엽수의 그늘이 이어졌다.

 

  

 

수레산 휴양림 인공폭포로 올라가는 길.

지금은 폭포는 볼 수 없었고, 정자와 수레의 산 상징인 수레들과 운동기구, 그리고 개미집을 볼 수 있었다.

딱 한 마리, 먹이를 쥐고 가는 개미를 쫓아가면 개미집을 만날 수 있다.

다소 끈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지만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휴양림에서는 꽤나 흥미로운 일이었다.

 

 

밤에 올라오느라 채 느끼지 못했던 가파른 길.

수레산 휴양림의 숙소들은 대부분 이런 가파른 길로 올라간다.

 

 

아침 산책길, 루드베키아 꽃무리 속에서 발견한 겹루드베키아('Goldilocks' Rudbeckia)

꽃잎이 여러 겹 겹쳐져서 피었다. 단연 더 눈에 띈다.

 

7월은 온통 루드베키아의 계절이기도 했다.

 

  

 

숙소  바로 아래 숲길이 나 있었다.

마흔 명쯤 되었을까. 한 무리의 등산객이 이 길로 등산을 떠나기도 했다.

다른 어떤 설명 없이도 길이름 하나로 전부를 말하는 길, <숲길>이다.

 

 

 

숲길을 걸어가다 만난 숲 속의 꽃.

강렬한 주황색으로 초록숲에서 보색으로 빛나는 꽃이었다. 나리꽃 중에서는 <말나리> 

나리꽃은 잎의 모양으로 이름이 달라진다고 한다.

 

 

하얀색 꽃이 별처럼 무리지어 피는 이 꽃은 <큰까치수염>

큰까치수염, 나리 모두 수레산 휴양림 숲길에서 이번에 처음 만난 꽃들... 우리 서로 잊지 말자.

 

 

 

어떤 꽃이든 모여있으면, 그래서 같은 종류로 꽃숲을 이루면 더 아름다운 풍경이 된다.

수레산 자락을 내려다 보며 무리지어 핀 꽃<패랭이>

보기보다 무척 연하고 부드러운 꽃잎, 꽃술을 지녔다.

 

  

 

 

 

 

도시와 휴양림은 가로등으로 말한다.

각 도시마다 거리마다 특색있는  가로등으로 기억되 듯 휴양림은 숲 외에 또 하나 가로등으로도 기억된다.

이곳의 가로등은 무척 운치있는 모양이다. 저녁이 되면 노란, 아주 샛노란 레몬빛 불이 켜졌다.

  

 

 

숲 속에 앉아 숲을 마음껏 느껴볼 수 있는 벤치들...

그곳이 어디든 벤치 하나가 놓여졌다는 것만으로도 그 공간은 달콤한 휴식 공간이 된다.

그래서 나는 벤치가 좋다.

이따금 검색창에 '벤치'라고 써 넣고 벤치가 있는 그림들을 감상하기도 하는 것.

 

 

 

 

휴양림은 숙소 뒤 산으로 조금만 걸어올라가도 이내 깊은 숲이 나타났다.  

보이는 건 나무. 나무. 나무.

들리는 건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 먼 나무에서 들려오는 새소리, 그리고 침묵의 소리...

 

7월의 숲은 그렇게 깊고 그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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