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휴일 아침 차를 타고 나가는 길에 우유 500ml를 사 주고 나눠 먹기로 했다.
요즘 들어 글자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에게 "맛있는 우유 GT" 라고 읽어 주었다.
아이는 "서울우유"라고 읽는다.
고집쟁이. 나를 닮았다.
나는 아이에게 우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는 걸 알려주었다.
서울우유, 매일우유, 남양우유, 롯데우유 등등.
아이가 묻는다.
"엄마, 등등우유는 뭐야?"
"응?"
참 난감하다. -_-;;;
"음... 그건 여러 가지가 있을 때 기타 등등이라고 하는 거야."
"그래. 그 등등우유가 뭐냐고."
내 설명 따위가 먹힐 리가 없다. 아이는 끝까지 등등우유가 뭔지를 알아야겠다는 기세다.
"응. 미안해. 등등우유는 없어."
항복할 수 밖에 없다.
"저기 나무 좀 봐. 노랗게 물이 들기 시작했네."
딴소리로 외면하는 수 밖에.
등등은 어려워. 그렇지?
더 크면 아무렇지도 않게 '등등' 이라고 뭉뚱그려 말하게 된단다.
아직은.. 그래. 조금 더 정확한 이름으로 불러주자.
그게 우유든. 무어든.
가을. 바람 하나는 참 좋다.
Westlife-As Love Is My Wit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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