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의 숲/숲 속의 짧은 생각

기타 등등

커피우유- 2010. 10. 14. 10:16

 

어느 휴일 아침 차를 타고 나가는 길에 우유 500ml를 사 주고 나눠 먹기로 했다.

요즘 들어 글자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에게 "맛있는 우유 GT" 라고 읽어 주었다.

아이는 "서울우유"라고 읽는다.

고집쟁이. 나를 닮았다.

 

나는 아이에게 우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는 걸 알려주었다.

서울우유, 매일우유, 남양우유, 롯데우유 등등.

아이가 묻는다.

"엄마, 등등우유는 뭐야?"

"응?"

참 난감하다. -_-;;;

 

"음... 그건 여러 가지가 있을 때 기타 등등이라고 하는 거야."

"그래. 그 등등우유가 뭐냐고."

내 설명 따위가 먹힐 리가 없다. 아이는 끝까지 등등우유가 뭔지를 알아야겠다는 기세다.

"응. 미안해. 등등우유는 없어."

항복할 수 밖에 없다.

"저기 나무 좀 봐. 노랗게 물이 들기 시작했네."

딴소리로 외면하는 수 밖에.

 

등등은 어려워. 그렇지?

더 크면 아무렇지도 않게 '등등' 이라고 뭉뚱그려 말하게 된단다.

아직은.. 그래. 조금 더 정확한 이름으로 불러주자.

그게 우유든. 무어든.

 

가을. 바람 하나는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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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stlife-As Love Is My Wit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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