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온다고 느낀다.
창문을 모조리 열고 대청소가 하고 싶어질 때,
좁은 거실에 들여놓은 화분들을 이제 베란다로 내 놓고 싶어질 때,
그간 쓰던 그릇들을 그릇장에 들여놓고 연두색 그릇세트를 내놓고 싶어질 때,
알 수 없는 활기가 가슴에 들이차 힘차게 그릇을 씻고 있는 나를 발견할 때.
예전에는 오가던 길 육교 위에서 아주머니들이 팔던 후리지아 꽃향기로 봄이 시작되었다.
노랗고 달콤한 그 꽃. 그저 지나치지 못해 언제나 한 다발 사들고 돌아오곤 했었는데
그러면 봄이 노랗게 내게로 왔다.
기분탓일까. 설거지를 하며 듣는 라디오에서는 오늘따라 내가 좋아하는 곡들만 연거푸 들려준다.
봄이 오는 걸까, 노란색 그 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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