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납덕골 벽화마을

커피우유- 2010. 10. 25. 11:15

 

4호선 전철을 타고 대야미역에 내렸다. 참 조용한 마을..

조그만 역을 빠져나오면 노란색 1-2번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매 시 정각에 떠나는 마을 버스다.

이 버스를 타고 갈치저수지, 덕고개를 지나 우리는 납덕골마을로 간다.

 

 

 

 

별다른 정류장 표시 없이 마을버스 경적이 길게 '삑--' 하고 울리면 웅성웅성 사람들이 모여든다.

그렇게 오를 사람은 오르고, 내릴 사람은 내리는 말하자면 경적은 무언의 암시같은 것이었다.

 

목적지 납덕골에서 처음 만나는 건물.

작은 건물인데 이름도 미니슈퍼다. 벽화가 시작되는 곳이기도 했다.

 

 

 

 

이 작고 조용한 마을에 남루한 담벼락마다 벽화를 그려 넣었다.

동화책을 넘겨보듯 벽화가 그려진 담벼락을 기웃대며 납다골 마을을 걸어다녔다.

 

벽화는 사그라지는 담벽락을 다시 세우는 힘이고. 조용한 마을에 사람들이 드나들게 하는 종소리 같은 것이었다.

남루할수록 더 선명해지는 그림들..

 

 

 

 

  

 

텃밭의 출입금지 표지판도 이쁜 그림으로 세워두었다.

뭉툭한 발이 참 이쁜 그림-  안 들어갈게요.. ^__^

 

 

 

어느 음식점으로 들어가는 출입구. 나무문과 건물을 온통 뒤덮은 담쟁이가 참 이 마을을 닮은 가게다.

마당 안에는 넉넉히 쉬어갈 수 있는 쉼터도 있어서 저도 모르게 발을 들여놓게 된다.

 

 

 

사소한 틈새 하나 놓치지 않고 색으로 옷을 입혔다...

진짜 나무 한 그루, 그리고 그려진 나무 두 그루.. 거기 풍성한 새의 둥지와 새들..

 

 

 

 

 

 

 

 

납덕골마을... 나즈막한 담은 나무 울타리로 세우고 거기 담쟁이가 오르는 마을.

골목 끝에서 이제 시간이 얼마남지 않은 낡은 집을 만나기도 하고 이쁘게 새로 조성된 전원주택들을 만나기도 했다.

호박을 말리며 뒤집어주고 있던 할머니의 모습과 외제승용차가 나란히 공존하는 마을. 납덕골..

 

걷다보면 내 마음도 납작 엎드릴 수 있을까..

우리가 짓는 밥냄새는 다 같을 걸-

가을이 물드는 속도도 다 같을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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