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나무를 심다/숲 책이야기

生은 찬란하다

커피우유- 2010. 12. 6. 13:36

프랑스, 가 보고 싶지만 갈 수 없다면 장 자끄 상빼의 <프랑스 스케치>를 만나면 된다.

 

이 책, 친구가 아끼는 빌레로이 앤 보흐 그릇 시리즈같다.

두꺼운 표지를 넘기자마자 목가적인 풍경들에 이내 맘을 빼앗기고 만다. 잘 가꾸어진 전원 풍경이 있고 사이좋게 집들이 옹기종기 붙은 마을이 있고 그림마다 교회첨탑이 있다.

어떤 우거진 가로수 사이 외길을 지나는 트랙터 뒤로는 자가용들이 줄줄이 다섯이나 따라붙었다. 훗- 웃음이 난다. 그래도 길이 끝날 때까지는 트랙터의 속도를 존중할 수밖에 없겠는데.. ^__^

 

사람들은 창에 이불을 걸쳐 햇볕에 말리기도 하고 그림 여기 저기서 자전거를 탄다. 그늘에서 졸고 있는 고양이, 티타임을 즐기고 자전거로 장을 봐 오는 사람들, 아. 와인이 있는 풍경도 여러 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

 

장 자끄 상빼 그림 <프랑스스케치> 중에서.

 

어두운 저녁, 나무에 등 하나 매달고 좋은 사람들과 정원에서 와인을 즐기는 모습은 참 아름답다. 마치 그들이 나누는 즐거운 대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장 자끄 상빼 그림 <프랑스 스케치> 중에서

 

기차가 오지 않는 작은 역을 지키는 역무원.

그는 시간을 지켜 기차가 지나갈 때면 건널목 차단바를 내려야한다. 그래서 이 작은 역에는 시계가 4개나 있다.

거기, 지루하진 않나요? 말을 건네고 싶어진다.

 

 

 

 

 

 

 

 

 

 

 

 

 

 

 

 

 

 

 

 

 

봄의 정원을 만끽하는 아저씨가 있는가하면 가을 낙엽을 쓸다가 쓸다가 뾰루퉁 지쳐버린 할머니도 있다.

 

한 남자는 먼 길을 달리고서도 결국 기차를 놓쳤지만 그의 표정은 밝다.

상빼식 위트가 즐겁다.

 

 

 

그의 스케치 안에는 상류사회도 보이고, 소박한 삶도 공존한다.

남자가 있고, 여자가 있고, 연인이 있고, 부부가 있다.

특별한 인생처럼 보이려는 어떤 장치도 없다. 그저 한 사람의 평범한 인생의 어느 하루같다.

 

그의 스케치를 죽 넘겨보며 마음 속에 크리스마스 트리 하나 세워 보는 것도 좋다.

책을 덮고 나면 드디어 전등에 불이 들어 온다.

사람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이 얼마나 따뜻한가 심호흡을 깊이 하고 그의 생각에 동의해본다.

"그래요. 상빼씨. 생은 찬란하네요."

 

그의 그림 속에서 모든 순간이 빛을 발한다. 生은 찬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