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나무를 심다/숲 책이야기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우리는 모두 위로가 필요하다

커피우유- 2011. 1. 25. 11:58

 

겨울, 쉽게 우울해지기 쉬운 계절이다.

바람은 차고 눈 내린 길은 이제 질척거리며 검게 젖어든다. 새처럼 가볍게 날지도 못한 채로 검어진 눈 위를 밟으며 걸어야 할 뿐.

 

누구나 우울한 날은 있다.

The Blue Day Book. 이 작고 짧은 메시지의 책이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고 위로의 말을 건넨다.

이 책은 작고 가볍다. 짧고 간결하다. 딱 5분 안에 웃게 만드는 책이다. 가슴 안에서 작게 작게 파문을 일으키며 미소가 번져난다.

 

책을 열면 첫 페이지에서 화면을 가득 채운 북극곰과 만난다.

 

Everybody has blue days.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이 있지요.

 

콧잔등에 눈이 굳어 얼음알갱이가 털과 뭉쳐진 북극곰이 건네는 말.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이 있지요.. 그래요. 곰씨.. 수긍하며 페이지를 넘기다보면 우울한 날들이 동물 사진 한 장 한 장마다 한 줄씩 이어진다.

자신이 하찮고 비참해지기도 하고 심술도 나고 맥이 빠지고 우리는 외롭다. 손에 닿을 듯 말듯 멀리 있는 꿈은 슬프다.

 

그렇게 사람보다 더 깊이 외로워하고 힘들어하는 동물사진들을 만나다가 깊은 바다 속을 유영하는 바다소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가슴이 뭉클해진다.

 

On blue days you feel like you're floating in an ocean of sadness.

우울한 날, 하염없이 슬픔의 바다를 떠다닙니다.

 

 

슬픔의 바다.. 하염없이 슬픔의 바다를 떠다니는 기분은 어떤 것일까.. 막연한 슬픔이 '차라리 땅이 날 삼켜버렸으면' 으로 절정에 달할 즈음 반전이 시작된다. 알을 깨고 이제 막 세상으로 나오려는 병아리. 그가 주는 메시지에 푹- 웃지 않을 수가 없다.

 

이건 다 미친 짓이예요. 왜냐하면 젊은은 단 한 번 뿐이고,

두 번의 기회는 없으니까요.

 

참 그렇다. 병아리에게도 사람에게도 젊은은 단 한 번 뿐. 알을 꺠고 세상에 나오는 일도 단 한 번 뿐.

우울한 날의 정점을 지나 브래들리 트레버 그리브는 삶이 지닌 즐거움들을 이야기한다. 향기롭고 행복한 냄새들, 맛있는 스낵, 그리고 사랑. 키스. 포옹.

 

한 번 뿐인 젊음 혹은 시간...소중한 것들로부터 위로받던 날들을 떠올리게 하는 책.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다>

차가운 겨울, 자꾸만 외로움의 슬픈 바다를 유영하는 이들에게 전하고픈 책이다.

 

겨울, 우울함을 떨치고 싶다면 The Blue Day Book 속 사랑스러운 동물들을 만나볼 것.

그리고 빗자루를 들고 밖으로 나가 눈을 치울 것.

차가운 겨울 공기 속에서 비질에 흩날리는 눈이 우울감을 데워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