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책 속 이장희님의 그림 중에서..
내게 서울은 미처 다 읽지 못한 두꺼운 책이다. 이제 겨우 책표지를 넘기고 몇 장 넘겼을까. 선유도공원, 강서생태공원을 좋아하면서도 한강을 품에 안고 사랑할 수 있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 조금 한강이 주는 여유로움을 맛보았다고나 할까. 그러면서도 아직 완전히 서울을 보았다고도 이해한다고도 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의 도시. 내게 서울은 아직 생경한 천의 얼굴을 가진 도시다.
그 서울이 가슴 속에 품고 있는 깊고 내밀한 이야기를 나직나직한 목소리로 이 책은 들려준다. 그림을 그리고 채색하듯 살을 붙여 이야기를 끌어가는 이장희 글 그림의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만지면 체온처럼 따스함이 묻어날 것 같은 그림들에 마음을 빼앗기며 한 장 한 장 봄날 햇살 속에서 서울을 만났다. 누가 이리 정답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 옛날엔 말이지 하면서 서울은 끊임없이 자신의 과거, 현재, 그리고 꿈을 이야기하며 소곤거렸다. 나무들이, 벤치들이, 건물들이 하나같이 사연들을 가지고 살아가는 곳. 이 책 속에서 서울은 거대한 문명의 덩어리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돌 하나, 나무 하나로 다가온다. 그 안에 골목이 있고 역사가 있고 하고 싶은 말이 많은 유적, 유물들이 있다. 그의 그림 속에서 나무가 읽히고 서울이 읽히고 역사가 읽어진다. 그의 그림은 포동포동 살이 오른 풍만한 모습으로 풍성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카페에서, 커피를 앞에 놓고 그림을 그리며 그가 바라보는 풍경 한 점. 그 옆에 나란히 앉아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조금씩 서울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간다. 그렇게 서울에 물들어간다.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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