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누에섬-이어졌다 끊기는 그 물길

커피우유- 2011. 11. 29. 11:58

 

 

누에를 닮아 누에섬이란다.

안산어촌민속박물관에 차를 주차하고 내려 서 보니 가느다란 한 줄 길이 보인다.

누에섬까지 저 길을 따라 걸어 들어갈 수 있다.

 

 

 

 

우리는 늦었다.

길은 이미 바다 중간 쯤에서 끊겼고 물이 조금씩 찰랑찰랑 차오르는 중이다.

11월 물때는 9:00부터 2:30분.  2시 30분 전까지는 가야 누에섬으로 들어갈 수 있단다.

 

조금 늦은 2시 45분... 그래도 바닷물이 조금씩 스미어오는 그 길은 밟을 수 있었다.

길이 바닷물에 점령당하는 최전선까지 걸어갔다.

바다 한 가운데 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을 맛보며 웃고 떠들다가 헉- 뒤돌아보았을 때 우리를 사이에 두고 반대편 길도 잠기고 있었다.

이럴 수가. 이런 반전이 숨겨져 있을 줄이야.. 해변에서 먼 곳에서부터 서서히 잠기는 줄 알았는데 길 어디든 잠길 수 있는 거였다.

우리는 갇혔다.

순식간에 불어나는 물 위를 첨벙이며 달려 나왔다.

다행히 신발이 젖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바짓단 이리저리 바닷물이 튀어올랐다.

나의 웃음소리도 같이 튀어올랐다. "으악-" 소리를 지르며 잠기려는 바닷길을 달려 탈출하기. 즐거웠다.

해변에 선 사람들, 뒤늦게 발견하고 허겁지겁 달려나오는 이들, 모두가 즐거운 시간. 물때를 놓친 시간. ^__^

 

어쩌면 시간을 지키지 못한 사람에게 누에섬으로 가는 바닷길이 주는 선물같은 즐거움..

 

 

 

 

 

 

 

한 번 밀려든 파도는 순식간에 길을 덮어버렸다.

이제 사람들은 더 이상 저 길 위에 설 수 없었다. 바다만. 바다만 남았다.

 

 

 

누에섬으로 들어가는 사람들은 안산어촌민속박물관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다.

바다로 탁 트인 너른 광장이 아름다운 곳이다.

 

 

 

 

누에섬을 바라보며

바다와 나, 그리고 나무 한 그루만 존재하는 공간

이곳, 참 아름답다...

 

 

 

 

 

 

 

차를 더 달려 도착한 제부도 바닷길도 성큼성큼 밀려온 바다에 잠겼다.

길게 늘어선 가로등만 섬으로 가는 길을 보여준다.

 

 

 

그래도 괜찮아. 뒤돌아서야해도 괜찮아.

이제는 시간을 지켜 만나야한다는 걸 알았으니. 다음 번엔 늦지 않을 테니.

 

 

 

 

 

 

 


누에섬 / 섬

주소
경기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전화
설명
모양이 마치 누에 같다 하여 이름붙여진 '누에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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