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빵 양산으로 출장을 다녀온 그가 저녁에 호두빵 한 봉지를 내민다. 장유휴게소 호두빵이다. 휴게소마다 호두빵을 팔긴 하지만 장유휴게소의 호두빵은 좀 특별하다. 따뜻할 때 먹어도 맛있고, 차가울 때 먹어도 맛있다. 호두빵 하나하나마다 호두가 박혀서 씹는 맛이 고소하고, 팥은 적당해서 너무 달거나.. 오후 4시의 숲/숲 속의 짧은 생각 2010.04.15
어떤 지도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지도가 있다. 단 한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지도이기에 그런 지도를 받아든 날은 행복할 수 밖에 없다. 내게 그런 일이 일어났다. 급하게 장을 보아야하는데 홈플러스는 교통편이 좋지 않아 남편에게 도움을 청하기로 했다. 퇴근시간을 맞춰 내가 장을 보아두면 퇴근길에 태워달.. 오후 4시의 숲/숲 속의 짧은 생각 2010.04.14
수박, 이쁘게 먹기 평소 참 아름답다고 느끼던 분이 있다. 상냥하게 잔잔히 짓는 미소가 이쁜 분이다. 그분과 우연히 다과를 하는 자리에 함께 앉게 되었다. 차와 삼각형으로 잘라져 나온 수박을 먹었다. 한참 수박을 먹다가 그분의 접시를 보았는데 어, 수박껍질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놓여져 있었다. 가지런히 초록색.. 오후 4시의 숲/숲 속의 짧은 생각 2010.04.13
뚝섬, 자작나무를 만나다 많이 포근해진 봄날, 뚝섬을 찾았다. 뚝섬에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나무, 자작나무... 가느다랗지만 자작나무숲이다. 가느다란 선으로 서로를 지탱하며 먼 훗날 깊은 숲을 이룰 수 있을 거라고 서로를 독려한다. 그래... 모여있어야 숲이 된다. 숲을 이루어야 멋진 자작나무가 된다... 자작나무 옆에.. 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2010.04.12
광명의 4월, 아직은 더디게 오는 봄 정말 오랜만에 바람도 불지 않고 따뜻한 햇살만 내려앉는 봄날이 되었어요. 이제 막 걸음마를 배우듯 자전거에 입문한 꼬마와 나선 집 앞 산책로- 봄도 이제 막 걸음마를 했나봅니다. 산수유 몇 그루가 노랗게 봄이 그리 멀지는 않다고 얘기해주네요. ^^/ 바닥에는 아직 지난 겨울의 흔적들이 바스락 바.. 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2010.04.07
행복한 분갈이 한가롭게 시작하는 월요일, 오랜만에 비가 내린다. 가느다란 빗줄기인데 비들이 슬래이트지붕에 모였다가 일제히 뛰어내리는 모양이다. 촉촉촉...규칙적인 소리로 제법 굵직한 듯한 빗방울이 베란다로 떨어진다. 멀리서는 이따금씩 '촤악-'하는 소리가 들린다. 비가 고인 아스팔트 위로 자동차가 달리.. 오후 4시의 숲/숲 속의 짧은 생각 2010.04.07
다림질 오랜만에 여유를 가져보는 오후... 청소를 끝내고 다림판을 폈다. 다리미에 정량의 물을 조금 붓고 와이셔츠를 하나, 둘, 셋, 넷...옷걸이에 하나하나 걸어 준비시키고... 다림질하는 시간이 나는 좋다. 칼라부터 다림판에 펴놓고 힘을 주어가며 쓱싹쓱싹 옷 위로 몇 번 오가다 보면 어느새 말간 모습으.. 오후 4시의 숲/숲 속의 짧은 생각 2010.04.06
토끼장 속의 토끼 오랜만에 마트에 들렀더니 토끼장에 토끼가 가득했다. 왼쪽, 오른쪽으로 나뉘어져 모두 9마리였다. 아마도 수컷과 암컷을 구분해 놓은 것 같았다. 톱밥 위에서 토끼들은 서로에게 기대어 잠들어 있었는데 그 중 두 마리가 눈을 말똥말똥하게 뜨고 몸을 닦고 있었다. 내 두 손바닥 위에 놓으면 쏙 안길.. 오후 4시의 숲/숲 속의 짧은 생각 2010.04.02
호수이야기 후배와 호수를 다시 찾았다. 작은 호수이지만 충분한 쉼터인 그곳.아직 봄이 무르익지 않아 이제 막 새순이 돋는 호수주변 풍경은 옅은 연두빛이었다. 하지만 새로 돋아나는 잔디 옆으로 벤치가 있고 그 벤치에서 호수를 바라보는 것은 여전히 즐거운 일이었다. 사람들은 호숫가에서 햇빛 쬐기를 즐기.. 오후 4시의 숲/숲 속의 짧은 생각 2010.03.28
알프스소녀 하이디 도서관에 들렀다가 '하이디'를 만났다. 어린 시절의 동화를 다시 읽는다는 것, 그것은 두근거림과 설레임, 그리고 작은 흥분을 주었다. 스위스의 작은 마을 마이엔펠트에 있는 작은 오두막으로 다섯 살된 소녀 하이디가 온다. 가진 거라곤 염소 두 마리밖에 없는 알프 할아버지. 자녀를 잃고 마을 사람.. 오후 4시의 숲/숲 속의 짧은 생각 2010.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