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의 숲 92

메타세쿼이아, 여름을 부르는 내 나무

나무에게도 순위를 매길 수 있다면 꼴찌는 메타세쿼이아가 아닐까 싶다. 봄, 개나리가 피고 벚꽃이 피고 매화나무, 살구나무가 꽃을 피울 때, 느티나무, 단풍나무, 은행나무가 조금씩 잎들을 키울 때에도 메타세쿼이아는 침묵한다. 수수꽃다리, 목련, 벚꽃이 만개할 때도 잠잠하기만 하다. 자연은 변주..

자유로, 자유로에서는 바람만 자유롭다

하늘이 잔뜩 흐리다. 성산대교를 건너 자유로를 달려 우리는 임진각으로 간다. 왼편으로는 드문드문 벌써부터 군초소가 보인다. 자유로는 자유를 꿈꾸는 이들의 길일 뿐이다... 텅 빈 도로 위에서 차들은 작은 점으로 시야에서 소실된다. 이곳 자유로를 지키는 나무들은 재빠르게 몸을 비켜 선다.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