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일기 1 - 산책 창원은 조용히 산책할 수 있는 길이 많아서 참 좋다. 기쁨길을 따라 가다보면 수초가 우거진 하남천이 나오고 하남천길을 따라 가다보면 만남길이 나온다. 들국화와 칸나가 현란한 꽃길을 따라 어제는 홈플러스에 다녀 왔다. 보드라운 잔디가 발끝에 간지럽고 입추 지난 오후 네 시의 바람은 시원했다.. 오후 4시의 숲/숲 속의 짧은 생각 2010.08.09
초록강 내 영혼의 쉼터 논둑을 따라 벼가 익어가는 여름논이 있고, 그 너머 나무들이 죽 호위병처럼 늘어서서 길을 안내하는 곳. 거기 쉼터가 하나 있어서 사람들이 쉬어가기도 한다. 후덥지근한 여름 날씨는 훅- 입김을 불어 그 뒤의 풍경을 고스란히 삼켜벼렸다. 그리고 나는 그 너머의 풍경이 궁금해졌다. 한 사람, 두 사람.. 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2010.08.05
연잎 미로길을 걷다 가까이 살면서도 발길이 닿지 않았다. 논과 연밭을 양옆에 두고 농로를 따라 잠시 걸어본다. 분홍색 매끈한 도자기같다. 키보다 높게 피어 하늘에게만 모습을 보여준다. 깨끗한 꽃잎이 넘 이뻐보였다. 연밭 사이 사이로 작은 길이 나 있어 미로를 걷듯 풀섶을 걸을 수 있다. 풀들은 한여름 열기 속에 무.. 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2010.07.31
여름의 정점에서 여름의 정점에서 물총을 쏘다 7월 말. 여름 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 또렷한 하늘색과 뭉게구름을 보여준다. 그 하늘 아래로 쏟아지는 햇볕. 햇볕. 그 무더위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고스란히 폭염을 흡수하고 포슬포슬 찐감자가 되거나. 송글송글 송진처럼 땀을 빚어내는 일. 감기의 .. 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2010.07.28
숲 속의 집 '제갈채'에서 하룻밤, 또 하룻밤 숙소로 오르는 길. 아침 먹고 산책, 점심 먹고 산책, 휴양림에서는 그렇게 시간이 지나간다. 달리 갈 곳도, 할 일도 없이 숲을 노니는 것... 가만히 앉아 숲을 느껴보는 것. 그게 휴양림에서 할 일이다. 숲 속의 집 제갈채에서 하룻밤, 또 하룻밤 -루드베키아 꽃숲에 둘러 싸인 제갈채 우리가 묵은 A동은 .. 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2010.07.14
수레의 산 휴양림-7월의 숲 숲에서 아침을 맞았다. 오랜만에 만나보는 숲 속의 아침 공기... 어젯밤, 그 칠흑같던 어둠은 어느새 사라지고 숲은 새로운 얼굴빛이다. 숙소 옆으로 말갛게 아침 숲도 깨어나고 있었다. 오른쪽으로는 죽죽 뻗어 자란 적송숲이 강렬한 7월의 피톤치드향을 내뿜고 왼쪽으로는 시원한 활엽수의 그늘이 이.. 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2010.07.13
지제역 가는 길 그곳이 어디든 처음 가는 곳, 낯선 곳은 그것만으로도 설레임을 안겨준다. 이번 여행의 시작이 될 지제역으로 달려간다. 1호선 수많은 역들을 지나 만나게 될 단 하나의 역. '지제역' 1호선은 달리는 내내 슬라이드영상처럼 흘러가는 풍경들을 눈에 담을 수 있어 참 좋다. 철로변은 7월의 덤불들이 짙은 .. 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2010.07.12
비가 내린다. 습지로 가야한다. 비가 내리는 날, 투명우산은 비와 비 내리는 세상 모두를 보여줘서 좋다. 우산 위로 통통통 비 내리는 소리와 방울방울 맺히는 빗방울 그 모두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비가 내리는 운동장은 잔디가 더 짙은 초록색으로 젖었다. 비가 내리는 날에도 사람들은 우산을 쓰고 운동장 트랙을 걷고 있다. 한 바.. 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2010.07.02
비 빗소리가 하도 시원해서 현관 문을 열고 베란다로 나가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셨다. 맞은 편 집 옥상 위로 둥글게 원을 그리며 내리는 빗방울, 이웃집 기와를 타고 흐르는 빗줄기. 아이비가 올라가는 멋진 까페가 아니어도 좋았다. 너른 창으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까페가 아니어도 좋았다.. 오후 4시의 숲/숲 속의 짧은 생각 2010.06.30
안터생태공원-여름이 무더울 수록 습지는 아름답다 안터생태공원은 금개구리의 서식처를 보존하기 위해 복원된 도심 속의 내륙습지. 면적은 20. 294㎡로 그리 넓은 규모의 습지는 아니지만 도심 속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안터생태공원 표지판을 따라 빌라들이 이어진 골목길을 따라 걷다보면 이 길이 맞나, 의구심이 생기지만 계속 걸으면 된.. 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2010.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