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꿈꾸는 사치는 어떤 건가요 아름다운 해변, 승용차에 잔뜩 실린 짐들을 숙소로 옮기는 단란한 가족이 보이고 그 뒷편으로 해변에 선 한 남자가 보인다.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빈 해변에 홀로 서서 쓸쓸해보이는 그는 바다를 보며 손가락 세 개를 폈다. 그리고 그가 밝히는 포부: 사치와 평온과 쾌락 사치는 무엇이고 평온, 또 쾌락.. 숲,나무를 심다/숲 책이야기 2010.12.07
生은 찬란하다 프랑스, 가 보고 싶지만 갈 수 없다면 장 자끄 상빼의 <프랑스 스케치>를 만나면 된다. 이 책, 친구가 아끼는 빌레로이 앤 보흐 그릇 시리즈같다. 두꺼운 표지를 넘기자마자 목가적인 풍경들에 이내 맘을 빼앗기고 만다. 잘 가꾸어진 전원 풍경이 있고 사이좋게 집들이 옹기종기 붙은 마을이 있고 .. 숲,나무를 심다/숲 책이야기 2010.12.06
파트리크 쥐스킨트를 생각하다 날이 추워지면서 가벼운 샤워보다는 욕조에 물을 채우고 들어앉아 있는 날이 많아졌다. 그 나른한 욕조 안에 들어앉아 읽는 책 <사랑을 생각하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파트리크 쥐스킨트를 생각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론'을 인용하는 것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어느 누구도 .. 숲,나무를 심다/숲 책이야기 2010.12.01
그 남자가 아내에게 사쿠라가 불러주는 노래 夢の中へ(꿈 속으로) 영화가 하는 말과 책이 하는 말이 다른 것 같다. 영화는 말줄임이 많아서 그들이 하는 말 너머까지 깊이 들여다봐야한다. 영화 속에 등장한 소품 하나, 영화 배경이 되는 장소까지 영화를 말한다. 그리고 대사가 아닌, 배경으로 소품으로, 하는 이야기까지.. 숲,나무를 심다/숲 영화이야기 2010.11.29
기억 속 노르스름하고 따스한 빛 - 아르헨티나 할머니 기억의 어딘가에 웃목이 있고 아랫목이 있다. 아랫목의 기억은 오늘처럼 심산하게 바람이 창을 흔드는 날 더 절묘하게 떠오른다. 어린 시절 아랫목은 도툼한 이불이 깔려 있었다. 엄마가 호청을 빨아 한 땀 한 땀 새로 입힌 솜이불. 그 이불에 발을 넣고 무릎까지 이불을 끌어당기고 앉아 귤을 까먹던 .. 숲,나무를 심다/숲 책이야기 2010.11.11
심야식당 맛있는 음식은 덥석 베어 물기보다 야금야금 아껴먹고 싶은 법이다. 그렇게 야금야금 아껴보고 싶은 책 <심야식당> 성공과 실패, 사랑과 이별, 유년의 따스한 기억과 죽음이 함께 뒤섞여 밥집이 된다. 밤 12시에 문을 열어 아침 7시면 문을 닫는 심야식당. 메뉴는 돼지고기 정식.. 숲,나무를 심다/숲 책이야기 2010.11.10
내 생에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 - 고래는 떠났어요 사랑의 뒷모습을 이리도 서늘하게 보여주는 책이 또 있을까. 파울로 코엘료의 '11분'에서도 말하지 않았던 것을 이 책은 기어이 보여주고야 만다. 어쩌면 알면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일 수 있는 사랑의 뒷모습. 한없이 <남루하고 무상한> 그것. 사랑의 설렘과 사랑의 피로와 사랑의 무상함과 .. 숲,나무를 심다/숲 책이야기 2010.11.09
사라예보의 첼리스트 가을이 가을이 힘들게 지나고 있다. 생각해본다. 내가 예전에도 가을이면 이리 힘들었었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예전에 그랬던 적이 있었는지 아닌지. 도무지. 그 힘든 가을에 아픈 책을 만났다. '사라예보의 첼리스트' 사라예보 여행을 다녀온 그녀가 가슴에 품고 울었을 것 같은 책, 그녀의 사라예보.. 숲,나무를 심다/숲 책이야기 2010.11.03
순간을 채색하는 내 영혼의 팔레트 책도 인연이 있는 것일까. '순간을 채색하는 내 영혼의 팔레트'를 읽고 작가가 삽화를 그렸다는 동화책이 궁금해져서 검색해보고 깜짝 놀랐다. '잘 자라 아기 곰아'라는 제목이었는데 아. 이 동화. 이미 읽은 적이 있는 것이었다. 아이 손을 잡고 어린이 도서관에서 그림이 너무 이뻐서 빌려온 책이었다.. 숲,나무를 심다/숲 책이야기 2010.10.08
냉정과 열정사이 원작이 있는 영화의 경우 영화를 먼저 볼 것인가. 원작을 먼저 읽을 것인가 잠시 고민에 빠지게 된다. 영화 '밀양'은 원작보다 더 세심하게 원작을 잘 표현해 주었고, 영화 '프라하의 봄'이나 '향수'는 원작에 거의 가깝게 원작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영화와 원작 모두를 사랑하게 해 주었다. 그런 의미.. 숲,나무를 심다/숲 책이야기 2010.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