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의 숲/숲 속의 짧은 생각 34

추억일기 2 - 철새의 낙원 주남저수지

동읍에서 본포가는 길을 따라 주남저수지엘 다녀 왔다. 우리나라 최대의 철새도래지로 알려진 주남저수지. 180만평 철새들의 낙원을 빙 둘러 강둑이 이어져 있었다. 무릎 위로 자란 풀들 사이를 걸었다. 강둑은 바람이 많았다. 풀들이 몸을 눕히고 바람은 끊임없이 풀들 위를 오가며 엉킨 풀을 빗질하..

내 사랑은 냉면 그릇 속 삶은 계란 반쪽

삶은 달걀을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쫄면이나 비빔국수, 비빔냉면에 올려진 삶은 계란을 제일 좋아한다. 매콤한 면을 먹고 마지막으로 담백한 계란을 입에 물면 부드럽게 부서지는 달걀의 고소함에 얼얼해진 혀가 좀 진정이 되기도 하고 또 근사한 식사의 마무리 디저트인양 한 그릇이 풍성하게 느껴..

메타세쿼이아, 여름을 부르는 내 나무

나무에게도 순위를 매길 수 있다면 꼴찌는 메타세쿼이아가 아닐까 싶다. 봄, 개나리가 피고 벚꽃이 피고 매화나무, 살구나무가 꽃을 피울 때, 느티나무, 단풍나무, 은행나무가 조금씩 잎들을 키울 때에도 메타세쿼이아는 침묵한다. 수수꽃다리, 목련, 벚꽃이 만개할 때도 잠잠하기만 하다. 자연은 변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