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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번째 파도, 여기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아세요?

이곳 사람들은 무척이나 거칠고 고집스러운 일곱번째 파도가 있다고들 해요. 처음 여섯 번의 파도는 예측할 수 있고 크기가 엇비슷하대요. 연이어 이는 여섯 번의 파도는 깜짝 놀랄 만한 일 같은 건 만들어내지 않아요. 일관성이 있다고나 할까요. 여섯 번의 파도는 멀리서 보면 서로 다른 것 같기도 하..

비 내리는 12번 버스 속에 기형도, 그가 있다

비가 내리고 몹시도 지쳐있던 어느 날, 무심코 오른 버스 창 가에서 그의 시를 만났다. 그의 시 '엄마 걱정'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추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

제이드가든, 기차타고 가는 정원

제이드가든 기차로 찾아가기. 7호선 상봉역에서 경춘선 전철을 타고 굴봉산역에서 하차. 제이드가든으로 가는 짙은 초록색 셔틀버스에 오르면 된다. 경춘선 전철은 급행, 완행으로 나뉘니 꼭 완행을 확인하고 타야한다. 셔틀을 기다리며 굴봉산역 앞에서- 예쁘게 지어진 제이드 가든의 매표소 입구. ..

서울, 그 안에 담긴 더 깊고 진한 이야기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 책 속 이장희님의 그림 중에서.. 내게 서울은 미처 다 읽지 못한 두꺼운 책이다. 이제 겨우 책표지를 넘기고 몇 장 넘겼을까. 선유도공원, 강서생태공원을 좋아하면서도 한강을 품에 안고 사랑할 수 있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 조금 한강이 주는 여유로움을 맛..

내 안에 출렁이는 바다빛 블루, 그 온도는 36.5도

내게는 '마녀배달부 키키'의 나라 크로아티아.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마녀배달부 키키'에서 그녀가 빗자루를 타고 집집마다 붉은 지붕을 얹은 도시를 날아다니던 그곳. 두브로브니크. 참 아름답다고 느꼈었는데 이번에는 영화 속 풍경이 아닌 더 직접적인 여행기로 만나게 됐다. 여행 작가 김..

블랙스완, 아름답고 슬픈 완벽함에 대하여

음악이 흐른다.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 호수'. 음악이 고조되면서 어둠 속의 발레리나, 분주히 움직이는 발만 보여진다. 시작부터 강렬하게 마음을 붙잡는 음악과 아름다운 백조. 발레리나의 모습이다. 발레리나 니나가 꾼 꿈의 내용이었다. 원치않는 임신으로 일찌기 발레리나의 꿈을 접어야했던 어..

커피박탈의 효과-일주일간 커피를 마실 수 없다면

크리스마스를 앞둔 12월 16일 토요일, 정부는 서민예산삭감에 관한 대개혁안 법안 상정을 앞두고 있고, 야콥은 이탈리아어 보충 수업을 빼먹으며 야즈미나와의 데이트를 위해 베를린 전망탑 드라쿠스 커피숍에 앉아 있었다. 로스팅 카페를 운영하는 브리오니는 늘 그랬던 것처럼 아침의 커피 의식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