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온 산타의 선물 독일에서 산타가 다녀갔다. 그리고 내 손에 들려진 산타의 선물.. 하나도 아름답지 않은 시를 쓰던 저녁이었다. 그렇게 차갑기만한 내 12월 저녁을 따뜻하게 데워준 선물들. 행복했다.. 너무너무.. 한 겨울에 만나는 황금코끼리들의 행렬.. 전등 불빛이 글자 한 자 한 자 위로 번진다. 이 파란 초컬릿 상.. 숲 속 오솔길 세번째 벤치/거기 숨 쉬는 일상 2010.12.15
프라하 골목골목 누비기 프라하... '프라하'하면 나는 제일 먼저 영화 '프라하의 봄'이 떠오른다. 복숭아빛 발그레한 뺨을 가진 테레사(줄리엣 비노쉬)가 떠오르고, 토마스가 떠오르고 돌을 깔아놓은 길, 좁은 골목이 떠오른다. 내가 아끼는 영화와 함께 안개 속에 머문 듯 신비로운 곳. 그곳의 또 다른 세밀한 이야기를 <프라.. 숲,나무를 심다/숲 책이야기 2010.12.14
내 마음이 먼저 집을 나선다 마음을 떨구고 싶다. 나도 나도 그녀처럼 처음 걷는 길을 아무런 상념없이 그렇게 걸어보고 싶다. <그녀의 첫 번째 걷기 여행>을 만났다. 처음 책을 넘겨보면서 '글자 크기가 좀 작네' 했었는데 한 장 한 장 읽어 가다보면 왜 그녀가 이렇게 깨알같은 글씨로 이리 많은 이야기를 담아냈나 금새 이해.. 숲,나무를 심다/숲 책이야기 2010.12.08
당신이 꿈꾸는 사치는 어떤 건가요 아름다운 해변, 승용차에 잔뜩 실린 짐들을 숙소로 옮기는 단란한 가족이 보이고 그 뒷편으로 해변에 선 한 남자가 보인다. 노을이 지기 시작하는 빈 해변에 홀로 서서 쓸쓸해보이는 그는 바다를 보며 손가락 세 개를 폈다. 그리고 그가 밝히는 포부: 사치와 평온과 쾌락 사치는 무엇이고 평온, 또 쾌락.. 숲,나무를 심다/숲 책이야기 2010.12.07
生은 찬란하다 프랑스, 가 보고 싶지만 갈 수 없다면 장 자끄 상빼의 <프랑스 스케치>를 만나면 된다. 이 책, 친구가 아끼는 빌레로이 앤 보흐 그릇 시리즈같다. 두꺼운 표지를 넘기자마자 목가적인 풍경들에 이내 맘을 빼앗기고 만다. 잘 가꾸어진 전원 풍경이 있고 사이좋게 집들이 옹기종기 붙은 마을이 있고 .. 숲,나무를 심다/숲 책이야기 2010.12.06
파트리크 쥐스킨트를 생각하다 날이 추워지면서 가벼운 샤워보다는 욕조에 물을 채우고 들어앉아 있는 날이 많아졌다. 그 나른한 욕조 안에 들어앉아 읽는 책 <사랑을 생각하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파트리크 쥐스킨트를 생각했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론'을 인용하는 것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어느 누구도 .. 숲,나무를 심다/숲 책이야기 2010.12.01
그 남자가 아내에게 사쿠라가 불러주는 노래 夢の中へ(꿈 속으로) 영화가 하는 말과 책이 하는 말이 다른 것 같다. 영화는 말줄임이 많아서 그들이 하는 말 너머까지 깊이 들여다봐야한다. 영화 속에 등장한 소품 하나, 영화 배경이 되는 장소까지 영화를 말한다. 그리고 대사가 아닌, 배경으로 소품으로, 하는 이야기까지.. 숲,나무를 심다/숲 영화이야기 2010.11.29
기형도 기형도. 내게는 특별한 이름이 아닐 수 없다. 어쩌면 별. 어쩌면 내가 꿈꾸는 모든 것의 줄임말 같은 존재... 버스를 타고 가다가 현수막에 걸린 기형도. 그 이름을 다시 만났다. 김밥 세 줄과 콩나물, 우유, 비스킷 따위가 든 봉지를 든 채 운전석 뒷자리에 앉아 있었다. 기형도 시인학교에서 주최하는 .. 오후 4시의 숲/숲 속의 짧은 생각 2010.11.28
낙선재, 나즈막한 마지막 안식 이곳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화려하지는 않지만 단아하게 색이 입혀진 창덕궁 옆으로 낙선재가 있고. 낙선재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이 수수함. 꾸미지 않은, 그러면서 품위와 위엄을 지닌 곳. 무성영화같고 흑백TV 같은 곳, 처음 낙선재는 그런 곳이었다. 그러나 집.. 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2010.11.17
창덕궁, 그 아름답고 고요한 숨결 비 그친 가을 주말 창덕궁을 찾았다. 일찌감치 나선다고 나섰지만 이미 후원은 매진되었다. 아름다운 건 쉽게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법인가 보다. 만나지 못하고 가슴에 품은 채 주위를 서성여 보는 일도 그리 나쁘지는 않겠다. 설레는 마음으로 인정전에 들어선다. 정일품, 정이품, 정삼품... 품계.. 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2010.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