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선재, 나즈막한 마지막 안식 이곳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화려하지는 않지만 단아하게 색이 입혀진 창덕궁 옆으로 낙선재가 있고. 낙선재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이 수수함. 꾸미지 않은, 그러면서 품위와 위엄을 지닌 곳. 무성영화같고 흑백TV 같은 곳, 처음 낙선재는 그런 곳이었다. 그러나 집.. 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2010.11.17
창덕궁, 그 아름답고 고요한 숨결 비 그친 가을 주말 창덕궁을 찾았다. 일찌감치 나선다고 나섰지만 이미 후원은 매진되었다. 아름다운 건 쉽게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법인가 보다. 만나지 못하고 가슴에 품은 채 주위를 서성여 보는 일도 그리 나쁘지는 않겠다. 설레는 마음으로 인정전에 들어선다. 정일품, 정이품, 정삼품... 품계.. 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2010.11.16
여의도한강공원, 느림보시계.. 차를 타고 지나가며 늘 도로 위에서 내려다보기만 했던 공원. 여의도한강공원을 걸었다. 스쳐 지나갈 때와 그 풍경 속에 담겨 가만히 앉아 있을 때가 얼마나 다른 것인지... 이곳은 너르고 탁 트인 공간이 매력적이다. 걸을 수록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것만 같다. 느리게 느리게 자꾸만 시간이 제자리걸.. 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2010.11.01
갈치저수지 마을 버스를 타고 지나칠 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갈치저수지, 그 안에 담긴 아름다운 이야기들.. 그건 버스에서 내려 걸을 때 만날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런 것들이 있다. 자근자근 땅을 밟아 나가야지만 만날 수 있는 것들, 무릎을 구부리고 땅 가까이 쪼그려 앉아야 만날 수 있는 것들, 천천히 시간.. 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2010.10.27
덕고개 가는 길 마을 버스를 타고 들어온 길을 되밟아 대야미역으로 가기로 했다. 버스로 10분 남짓 들어온 길이라 천천히 걷다보면 그리 먼 길도 아니다. 또 차로만 지나왔던 덕고개, 갈치저수지도 만나야한다. 납덕골 벽화마을에서 덕고개 가는 길, 그 길에서 만난 가을과 가을 나무들.. 이 길은 걸어도 걸어도 지치.. 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2010.10.26
납덕골 벽화마을 4호선 전철을 타고 대야미역에 내렸다. 참 조용한 마을.. 조그만 역을 빠져나오면 노란색 1-2번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매 시 정각에 떠나는 마을 버스다. 이 버스를 타고 갈치저수지, 덕고개를 지나 우리는 납덕골마을로 간다. 별다른 정류장 표시 없이 마을버스 경적이 길게 '삑--' 하고 울리면 웅성웅.. 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2010.10.25
하늘공원 하늘공원을 다녀왔는데 정작 하늘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한낮의 가을볕은 아직 눈이 부셨다. 그 하늘 아래 억새가 하얗게 하얗게 머리칼을 흔들며 햇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하늘공원이 좋은 건 미로같은 이 길 때문이다... 키 높이 자란 억새밭 사이로 흙을 밟으며 이 갈래 저 갈래 좁은 길을 드나들어.. 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2010.10.20
기타 등등 어느 휴일 아침 차를 타고 나가는 길에 우유 500ml를 사 주고 나눠 먹기로 했다. 요즘 들어 글자에 관심을 보이는 아이에게 "맛있는 우유 GT" 라고 읽어 주었다. 아이는 "서울우유"라고 읽는다. 고집쟁이. 나를 닮았다. 나는 아이에게 우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는 걸 알려주었다. 서울우유, 매일우유, 남양.. 오후 4시의 숲/숲 속의 짧은 생각 2010.10.14
금지된 땅 강서습지, 강서생태공원 아직 여름이 한창이던 때. 강서습지를 걸었다. 올림픽대로를 타고 강화도로 갈 때면 늘 그곳이 궁금했다. 초록으로 뒤덮인 그 강변을 걸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만난 강서습지에서 나는 결코 강 가까이 내려설 수 없었다. 주어진 길을 따라 멀리서 버드나무를 바라볼 수 있을 뿐. 그리고 그곳엔 백.. 오후 4시의 숲/메타세쿼이아 숲의 오후 2010.09.29
도서관에서 이상한 일이다. 책들이 빽빽이 꽂힌 서가 사이를 거닐 때면 어김없이 심장이 뛰고 가슴이 설레고 심지어 두근거리며 약간의 흥분과 함께 배가 아프다. 이유는 모른다. 다만 향에 반응하는 이 증상이 꽤 오래 되었다는 건 분명하다. 오래된 책들 속에 일종의 독특한 흥분제가 들어있는 것이 아닐까. 나.. 오후 4시의 숲/숲 속의 짧은 생각 2010.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