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4시의 숲 92

낙선재, 나즈막한 마지막 안식

이곳의 아름다움을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화려하지는 않지만 단아하게 색이 입혀진 창덕궁 옆으로 낙선재가 있고. 낙선재에 들어서는 순간. 나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이 수수함. 꾸미지 않은, 그러면서 품위와 위엄을 지닌 곳. 무성영화같고 흑백TV 같은 곳, 처음 낙선재는 그런 곳이었다. 그러나 집..

창덕궁, 그 아름답고 고요한 숨결

비 그친 가을 주말 창덕궁을 찾았다. 일찌감치 나선다고 나섰지만 이미 후원은 매진되었다. 아름다운 건 쉽게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법인가 보다. 만나지 못하고 가슴에 품은 채 주위를 서성여 보는 일도 그리 나쁘지는 않겠다. 설레는 마음으로 인정전에 들어선다. 정일품, 정이품, 정삼품... 품계..

여의도한강공원, 느림보시계..

차를 타고 지나가며 늘 도로 위에서 내려다보기만 했던 공원. 여의도한강공원을 걸었다. 스쳐 지나갈 때와 그 풍경 속에 담겨 가만히 앉아 있을 때가 얼마나 다른 것인지... 이곳은 너르고 탁 트인 공간이 매력적이다. 걸을 수록 시간이 거꾸로 흐르는 것만 같다. 느리게 느리게 자꾸만 시간이 제자리걸..

금지된 땅 강서습지, 강서생태공원

아직 여름이 한창이던 때. 강서습지를 걸었다. 올림픽대로를 타고 강화도로 갈 때면 늘 그곳이 궁금했다. 초록으로 뒤덮인 그 강변을 걸어보고 싶었다. 그러나 내가 만난 강서습지에서 나는 결코 강 가까이 내려설 수 없었다. 주어진 길을 따라 멀리서 버드나무를 바라볼 수 있을 뿐. 그리고 그곳엔 백..